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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모를 때’ 하는 그림일기 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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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다비다모자원 작성일2017-08-12 17:30 조회 : 7,664회 댓글 :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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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모를 때’ 하는 그림일기 놀이

 

아이의 '절차력'을 키워주는 언어훈련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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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차력이란 일이나 과제의 앞뒤나 원인/결과를 따져서 순서대로 풀어가는 능력이다. 우리가 읽은 내용을 파악할 때, 글을 쓸 때, 시험공부를 할 때, 토론을 할 때, 장차 일을 할 때도 매우 중요한 능력이다. 나는 이 절차력을 키우는 데 언어 훈련이 도움이 된다고 믿는다. 언어가 곧 사고이기 때문이다.

 

5세 늦가을에 아이들과 월드컵공원에 다녀온 후 이야기를 해보라고 했더니 말이 너무 두서가 없었다. ‘아, 언어 절차력이 부족하구나.’ 그래서 하게 된 것이 그림일기 놀이다. 아이들이 겪은 일을 그림으로 남기는 것도 재미있겠다 싶었다. 부정기적으로 했고, 기억할 만한 이벤트가 있을 때에 했다. 이 놀이에서 핵심 포인트는 아이가 ‘글자를 모르거나 쓰지 못하는 상태’에서 진행된다는 것이다.

 

 

1. 그림일기장 구매 시 기억할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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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1학년이 쓰는 네모 칸이 그려진 일기장이 좋다. 크기가 큰 것이 좋다. 하루당 2쪽인 그림일기장 중에서 그림 공간이 큰 것을 선택한다. 하루당 1쪽짜리는 너무 쓸 말이 없어서 안 된다.

 

그리고 반드시 네모칸 그림일기장이어야 한다. 이때 네모 칸은 아이가 ‘음절’을 인식하는 데 도움이 된다.

 

 

2. 먼저 아이가 그림부터 그린다.

 

아이들이 그날 겪은 인상 깊은 일을 그림으로 그린다. 어떻게 그리는지는 아이의 자유다. 특별히 기억나는 사건 한 가지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포인트다.

 

우리는 공원 산책, 고궁 방문, 시장 구경, 기차 타기, 생일, 쌍둥이끼리 싸운 날 등 특정 이벤트가 있을 때 주로 했다. 사실 그냥 엄마가 시간이 되는 날 했다는 게 더 맞을 것 같다.

 

 

3. 메모장에 부모가 아이의 말을 받아 적는다.


그림일기 놀이를 처음 할 때는 아이가 그날의 이벤트에 대해 말하면, 부모는 아이의 말을 메모지에 받아 적는다. 이때 가능한 아이의 말을 ‘그대로’ 받아 적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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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이런 말은 NG (…)

 

 

4. 운을 띄워준다.


아이가 처음에는 머뭇거리며 이야기를 시작조차 못할 수도 있다. 그럴 때는 엄마가 “오늘 나는”이라고 화두를 열어준다. 그러면 아이가 “오늘 나는 월드컵공원에 갔다왔어요”라고 말문을 열기 시작한다.

 

사실 일기에서 ‘오늘 나는’이라는 말은 쓰면 안 되는 대표적 표현 중 하나다. 하지만 그림일기 놀이를 처음 할 때는 말문을 열어주는 역할을 한다. 그림일기 놀이를 두어 번만 해도 아이가 첫 말문도 곧잘 열게 된다.

 

 

5. 막히면 처음부터 소리내어 읽어준다.


아이가 겪은 일을 말하는 도중에 말문이 막혀 어찌할 바를 모를 때가 있다. 그러면 아이의 말을 받아 적은 메모를 다시 처음부터 소리내어 읽어준 후, “그 다음에 뭐 했더라” 하며 화두를 열어준다.

 

그러면 아이는 메모를 들으며 자신이 겪은 일을 복기했기에 그 다음을 곧잘 이어가게 된다.

 

 

6. 전체 흐름을 잡는다.

 

아이의 말을 받아 적은 메모가 완성되면 일단 소리내어 읽어준다. 그런데 간혹 그 이벤트에서 중요했던 에피소드가 빠지거나 순서가 틀릴 수도 있다.(앞에서 받아 적을 때 순서가 틀려도 별로 개입을 안한 것이다. 부모가 자꾸 끼어들면 하기 싫은 법이다. 말문이 막힐 때만 거들어야 한다.)

 

그럴 때는 “네 발 자전거를 타기 전에 뭐 했더라?” 식으로 질문을 하면, 아이가 기억을 되살려 바로잡게 된다. 엄마가 아이와 의논하여 메모를 고친다.

 

 

7. 부모가 그림일기장에 쓴다.

 

부모가 수정한 메모를 그림일기장에 옮겨 적는다. 우리 아이들은 엄마가 자기 그림일기장에 글자를 써주는 것을 부러운 듯 들여다보곤 했다.

 

이제 그날의 이벤트가 앞뒤가 분명한 하나의 글로 완성되었다. 아이들의 입말이 하나의 글이 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그림일기장을 들고 아이에게 소리내어 읽어준다.

 

 

주의할 사항

 

이 책의 원고를 쓴 후 사진을 찍기 위해 뒷 베란다에서 박스를 꺼내와 그림일기장들을 보았다. 남편도 나도 추억이 새로웠다. 그런데 당시의 그림일기를 모두 읽어보았더니, 비교적 앞쪽들의 경우 말이 두서가 없는 경우가 제법 있었다. 아이가 말하는 대로 그냥 받아 적었다는 의미이다.

 

뭐든 <자연스러운 것>이 좋다. 위에서 설명한 7가지 과정은 그냥 부모가 참고할 만한 것이고, 처음 할 때 한두 번, 또는 두세 번 메모를 하며 아이와 노는 것처럼 하는 것이 좋다. 그 다음부터는 아이의 말을 자연스럽게 받아 적고 말이다. 부모가 자꾸 끼어들고 가르치려고 하면 나라도 싫을 것 같다. 그러니 미흡하더라도 편하게 받아 적자. 아이는 스스로 발전해가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글자를 모르는 아이, 그림일기 놀이의 장점


첫째, 아이의 말이 훨씬 조리가 있어진다. 처음에는 이야기가 중구난방이고 말문이 막힐 때도 많았지만, 5~6세의 경우 하다 보면 나아진다. 나중에는 메모를 하지 않고, 바로 아이의 말을 그림일기장에 받아 적어도 될 정도가 된다.

 

둘째, 언어 절차력을 키울 수 있다. 언어 절차력은 글을 읽고 파악하는 독해력에 영향을 주며, 자신의 생각을 조리 있게 표현하는 능력에도 영향을 준다. 글자를 모를 때에 하는 그림일기 놀이는 이러한 언어 절차력을 좀 이른 나이에 빨리 잡을 수 있는 데 도움이 된다.

 

셋째, 수학과 과학 학습능력에 도움이 된다. 수학과 과학 학습에서도 국어력이 중요하다. 물론 수학적, 과학적 사고력이 중요하지만, 하나의 상황(지문)을 읽어 이해하고 그 문제를 해결해가는 과정에서 문해력과 절차적 사고가 필요하다. 그림일기 놀이를 통해서 이러한 절차력을 일찍부터 키움으로써 학습능력의 기초를 다지는 셈이다.

 

넷째, 글쓰기 훈련이 된다. 그림일기를 완성할 때까지 엄마가 두세 번 글을 소리내어 읽어주게 된다(이것도 낭독이다). 이 과정에서 아이는 글이 자신의 말에 의해 차츰 다듬어지고 풍성해지는 과정을 은연중에 느끼게 된다. 자신의 생각과 말이 글이 되는 것이다. 이는 글쓰기 훈련과 다름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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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일기는 아무래도 피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다섯째, 음절 인식과 글씨 쓰기에 익숙해진다. 아이는 자신의 말을 그림일기장에 받아적는 엄마의 모습을 유심히 본다. 그 과정에서 자기도 글자를 쓰고 싶은 욕구가 생기게 된다. 아울러 그림일기장의 네모 칸은 아이들의 음절 인식에 도움이 된다. 이는 장차 한글 깨우치기, 글자 쓰기 등을 할 때 아이가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바탕이 된다.

 

우리는 5~7세 3년에 걸쳐서 그림일기장을 아이마다 약 40편을 만들었다. 부모가 바쁘더라도 2~3년에 10~20편 정도는 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도 이 그림일기장들을 모두 보관하고 있는데 좋은 추억이 되고 있다.

 

 

엄마 숙제, 수행평가가 필요 없다

 

초등학교 입학 후 첫날을 빼고는 굳이 일기 쓰기를 봐주지 않아도, 일기장을 꽉꽉 채워 써갔다(처음 한 달 정도 틀린 글자만 체크해 주었다). 예전에 그림일기 놀이를 할 때는 엄마가 받아 적었지만, 이제는 스스로 글자를 썼다는 점이 차이가 있을 뿐이다.

 

아울러 이후 각종 작문, 수행평가를 도와주지 않아도 알아서 해갔다. 왜냐하면 5~7세 때 이미 그림일기 놀이를 통해 자신이 겪은 일, 그리고 그것에 대한 느낌 등을 조리 있게 표현하는 능력, 사건이나 생각, 또는 논리의 순서를 이해하고 표현하는 능력, 글쓰기의 기초가 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 본 내용은 고영성·김선 저자의 『우리아이 낭독혁명』에 있는 내용을 그대로 발췌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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