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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다비다 작성일2016-11-28 15:52 조회 : 6,171회 댓글 : 0건본문
퇴근 후, 저녁 식사 준비로 바쁘게 손을 놀리고 있는데 작은 아들이 “엄마~ 엄마~”하고 연신 불러댄다. 마음이 바빠 아이가 있는 곳으로 가지 않은 채 부엌에서 “왜?”라고 대답했더니 작은 아들이 “엄마 이리 와보라고!”하며 짜증 섞인 목소리로 말하는 것이 아닌가. 아이의 짜증에 “너가 와!”하고 쏘아붙이며 상을 차리기 시작했다.
잠시 뒤, 우당탕 소리가 나는가 싶더니 이내 작은 아이의 울음소리가 들렸다. 깜짝 놀라 아이 있는 곳으로 가보니 아이는 의자에서 넘어져 울고 있었다. 그 전에도 의자에서 여러 차례 넘어져 올라가지 말라는 금지령을 내렸음에도 불구하고 또 올라가서 다친 아이를 보자 순간 화가 치밀어 올랐다.
“그러게 엄마가 올라가지 말라고 했잖아! 그러다 머리라도 다치면 어쩌려고 그래!”하고 버럭 소리를 지르자 아이는 “엄마 미워”하더니 더 큰 소리로 울기 시작했다. “몰라, 너 알아서 해!”하고 나가려는데 큰 아이가 내 손을 잡더니 “엄마, 빡빡하게 말하지 말고 좀 예쁘게 말하면 안 돼? 재완이가 장난감 내리고 싶어서 엄마 불렀는데 안 와서 혼자 의자에 올라가 내리려다가 넘어진 거잖아!”하는 것이 아닌가.
그제야 아이가 왜 그토록 엄마를 불러대고, 넘어지고 나서 “엄마 미워!”하며 울었는지 이해가 됐다. “재완아~ 장난감 내리고 싶어서 엄마 불렀는데 엄마가 안 와서 혼자 내리려다가 의자에서 넘어진 거야?”하고 묻자 아이는 눈물 그렁그렁한 눈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워킹맘들에게 출근 전과, 퇴근 후의 시간은 아이들을 볼 수 있는 유일한 시간임과 동시에 가장 바쁜 시간이다. 아이는 너무도 사랑하지만 몸과 마음이 바쁘다 보니 “빨리 빨리”하라고 재촉하는 것은 물론 뜻대로 움직여 주지 않으면 버럭 소리를 지르며 의도치 않게 상처를 줄 때가 많다.
아이가 엄마의 눈길을, 엄마의 따뜻함을 갈구하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시간에 쫓겨 아무것도 해주지 못한 채 내일을 기약하곤 한다. 하지만 기다리던 내일은 “빨리”라는 외침과 함께 어제와 다를 바 없는 일상을 보낼 때가 더 많다. 후회와 함께 말이다.
아이와 함께 있는 시간 동안 아이에게 짓는 엄마 표정이나 엄마의 말이 내 아이의 미래의 모습과도 같다고 한다. 그러므로 아무리 바쁘더라도 아이와 함께 있는 시간만큼은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많이 웃고, 많이 안아주며, 많이 칭찬해 주는 달콤한 엄마가 되도록 노력해보자.
매일 매일 엄마의 달콤한 향내를 맡겨 자란 아이는 누구보다도 건강하고 씩씩하게 자라는 것은 물론 일하는 엄마의 든든한 지원군이 되어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