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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명한 주부는 '예비비(豫備費)'를 준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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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다비다 작성일2014-07-16 19:47 조회 : 7,229회 댓글 :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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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제의 알레고리> 피에트로 리베리 1605~1687 이탈리아
 
 
꽃이 만발한 뜰에 회오리바람이 부는가 하면, 맑은 하늘에 갑자기 먹구름이 몰려와 폭우가 쏟아지기도 한다. 날씨처럼 인생도 예측 불가능한 것. 재난이 닥칠 때를 위한 예비비(豫備費)는 정부에만 필요한 것이 아니다. 가족의 살림살이를 맡은 주부에게도 필요하다.
 
“어느 가정이든 적어도 생활비의 6개월분을 언제든 현금화할 수 있는 곳에 예치해 두어야 한다. 갑자기 남편 직장이 문을 닫을 수도 있고 가족 중 누군가 병이 나서 치료비가 필요 하는 등 예측할 수 없는 일이 생기는 것이 삶이기 때문이다.”
 
80년대 초, 경제학과 교수가 예비비의 중요성을 강조한 강의 내용 첫대목이다. 마이너스 통장으로 그달 그달을 버티는 주부들에게는 부아를 돋우는 말이 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아무리 어려운 살림이라도 손가락 사이로 흘러내리는 모래알 같은 과외 지출은 있기 마련이니….
 
 
이야기 하나 ; 진짜처럼 빛난 가짜보석
 
사업가 아내로 평생을 가슴 졸이며 지내온 어머니가 딸만은 공무원에게 시집보내리라 다짐한다. 다짐할수록 딸의 혼처는 사업가 자리만 나온다. 그게 인생이다. 결국 사업가 사위를 보게 된 어머니가 매달 생활비의 10% 이상을 저축하라며 그녀에게 당부했다.
 
결혼기념, 출산기념, 생일기념 등의 명목으로 남편이 봉투를 내밀 때마다 그 돈으로 마련했노라며 보석함을 열어보였다. 보석 이름을 줄줄이 꿰며 아름다움과 가치에 대해 열변을 토할 때 그녀의 눈빛이 반짝이자 남편도 행복했다. 그러면서도 나들이 때 치장하는 모습을 볼 수가 없다. 왜 모셔만 두냐고 물으면 차곡차곡 쌓이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고 했다.
 
어느 날 자금관리를 맡아온 시동생이 남편 모르게 친구에게 투자한 것이 사기를 당했다. 남편의 충격은 너무나 컸다. 재기할 여력을 잃은 남편에게 며칠 후 그녀가 통장을 내밀었다. 사채를 얻어온 줄 알고 남편이 노발대발하자 그제야 실토하기에 이른다.
 
“보석이란 살 때는 제값 주고 사야 하지만 팔 때는 손해 보고 팔아야 한다며 어머니가 말렸어요. 지난 25년 동안 꾸준히 생활비에서 절약한 돈과 보석 살 돈을 언제든 현금화할 수 있는 종목에 투자해왔어요. 금고의 보석들은 모두 10만 원 미만의 가짜에요. 앞으로 일 년 간 살림은 제가 꾸릴 테니 적은 액수지만 다시 시작하는데 보태면 좋겠어요.”
 
그녀가 내민 통장에 힘입어 거래처의 도움과 신용대출로 무너지기 직전의 회사를 일으켜 세웠다. ‘좋은 아내는 남편에게 값진 선물이요, 악한 아내는 그에게 악성 종양과도 같다’는 탈무드의 말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보석은 여자에게 있어 부의 상징이고 계층의 척도이며 자존심의 꽃이다. 어느 여인이 진짜보석을 갖고 싶지 않겠는가. 하지만 그녀의 가짜보석은 진짜보석 이상으로 빛을 발했다.
 
 
이야기 둘 ; 떠난 기차는 돌아오지 않는다
 
명예 퇴직한 남편이 전자부품제조업에 뛰어들었다. 다니던 회사에 납품을 시작하면서 탄탄대로를 달리자 사장 사모님이 된 그녀가 변신을 거듭한다. 중형에서 대형으로 자가용을 바꾼 지 얼마 되지 않아 외제차로 바꾼다. 대형자가용은 직장 초년생 아들에게 물려주었단다.
 
그녀의 삶을 따라잡을 수 없자 고향친구들이 하나둘 멀어져갔다. 강남 사모님들과 어울려 그제는 소양강 뱃놀이, 어제는 강화에 소풍을 다녀왔다더니 내일은 이웃나라에 쇼핑을 간단다. 머리가 어지러워 나도 그녀의 꽃놀이 이야기를 그만 듣기로 했다.
 
귀를 닫은 지 몇 년이 지나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가을날 비보가 날아왔다. 불량제품이 늘어나면서 회사살림이 뒤틀리기 시작했는데도 그녀는 낌새조차 채지 못했다고 한다. 회사가 문을 닫을 지경에 이르러서야 알았다니 그 동안 남편의 외로움이 얼마나 깊었을까. 수습할 길을 찾아 뛰어다니던 남편이 과로로 쓰러졌던 것. 쓸쓸히 떠나는 영구차를 바라보노라니 잊고 있었던 유대인 속담이 떠올랐다.
 
‘은화는 둥글다. 굴러오는가 싶으면 저쪽으로 굴러가버리고 만다.’
 
은화만 굴러간 것이 아니었다. 강남 친구들도 함께 굴러가고 그녀 옆에는 아무도 없었다. ‘큰 방죽도 작은 개미구멍으로 무너진다’는 말의 뜻을 모르는 이가 있으랴. 하지만 꽃놀이에 취하면 개미구멍이 꽃무늬로 보인다. 방죽이 무너질 때까지 꽃놀이에 취해 있었던 그녀. 남편이 떠나자 그녀 지갑에는 한 달을 버틸 생활비조차 없었으니 얼마나 무모한 꽃놀이였던가.
 
그녀는 오늘도 지난 시절을 그리워하지만 아무리 발을 굴려도 떠난 기차는 돌아오지 않는다. 아무리 달려도 물살에 떠내려간 모자는 건질 수가 없다.
 
 
노년의 곳간이 풍성하려면
 
미국의 퓨 리서치센터가 21개국 18세 이상 2만2천4백여 명에게 본인 · 가족 · 정부 등으로 문항을 나눠 ‘누가 노년의 경제적 삶에 가장 큰 책임을 져야하는가’를 물었다. 올해 1월30일 발표된 조사결과, 노년의 삶은 내 책임이라는 ‘본인’ 난에서 한국이 53%로 1위를 차지했으며 미국, 독일, 영국이 그 뒤를 이었다.
 
가족이나 정부를 믿을 수 없다는 의견에는 씁쓸한 측면도 있겠지만 ‘나의 노년은 내 책임’이라는 태도는 바람직한 일이다. 이런 태도라면 젊어서부터 절제와 저축정신을 가지는 것은 물론이고 노년의 풍요로운 정서생활을 위해서도 자기계발에 아낌없이 투자하게 되리라. 
 
하나를 가지고도 열을 가진 듯 뽐내는 이가 있는가 하면, 열을 가지고도 있는 듯 없는 듯 덤덤한 표정을 짓는 이도 있다. 욕망을 다스리려는 힘보다 욕망을 자랑하려는 힘이 더 강해  과소비에 빠지면 미끄럼틀에서 굴러 떨어지듯 순식간에 곤두박질치는 것이 인생이다.
 
이슬비에 젖어 이랑을 짓고 새벽안개를 누비며 씨앗을 뿌린다면, 화려한 장미보다는 들꽃의 소박한 아름다움에 눈길을 둔다면, 과시용이나 체면치례용 지출을 줄인다면, 노년을 맞은 그의 곳간은 풍성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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