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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림의 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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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다비다 작성일2015-02-25 09:27 조회 : 7,018회 댓글 :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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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내는 쓰고, 열매는 달다.” 유럽에서 전해져 오는 유명한 격언이다.
기다림은 고통스럽지만 그 후에 경험하게 될 유익이 얼마나 큰 지에 대해 나타내고 있다.

얼마 전 아이들과 사과의 성장 과정을 살펴보고 사과 만들기 놀이를 하려고 ‘사과가 주렁주렁’이라는 그림책을 읽게 되었다.
사과나무에 열린 사과 하나가 데구르르 굴러 마당을 지나 돌담 밑으로 굴러갔다. 풍뎅이, 초파리, 지렁이, 땅강아지 등 온갖 곤충들이 사과의 과즙도 먹고, 과육도 먹어 썩어간 사과는 씨앗만 남아 땅속에 묻혔다.

오랜 시간을 기다려야 사과가 결실을 맺듯이, 아이들도 시간을 두고 기다려야 한다

씨앗은 봄비를 맞아 싹이 돋고, 1년 동안 꽃도 피우지 않고 키만 컸다. 3년이 지나 첫 열매를 맺었는데 더 많은 사과를 키우기 위해 금세 떨어지고 만다. 5년생이 된 사과나무는 물과 양분을 모조리 뿌리로 내려 보내고 겨울눈을 틔워 동면을 준비한다.
모진 눈보라도 이겨내고 다가오는 봄을 시샘하는 꽃샘추위도 이겨내고 그렇게 봄을 맞이하여 꽃을 피우고, 벌과 나비의 도움을 받아 사과 열매를 맺는다. 뿌리에서는 쉴 새 없이 물을 길어 올리고, 이파리에서 햇빛을 모아 더 큼지막하고 빨간 사과를 만들기 위해 나무는 밤낮없이 애를 쓴다. 그렇게 태어난 사과는 보암직하고 먹음직스럽게 빨갛게 익어 많은 사람들과 동물들에게 행복을 주고, 떨어진 씨앗은 다시 땅에 묻히기를 반복한다.

사과나무가 자라는 이야기를 통해 우리네 아이들이 자라는 모습이 떠올랐다.
걷기까지 1년, 생각이 여물기까지 3년에서 5년, 이후에도 유치원, 초등학교, 중고등학교를 거쳐 성인이 되기까지 약 20년 이상...
자녀를 양육하고 교육한다는 것은 참으로 오랜 시간의 기다림이 요구된다. 이 오랜 시간을 잘 참고 기다려 주어야 사과가 빨갛고 맛좋은 열매를 맺듯이, 우리의 아이들도 올바른 사회인으로 성장할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요즘 부모들은 마음이 급하다.
갓난아기들은 울음으로 자신의 생각을 곧잘 표현하곤 한다. 의사소통의 유일한 수단이기 때문에 아이들은 배고파도 울고, 아파도 울고, 안아달라고 울고, 기저귀 갈아달라고 운다. 이때 마음이 급한 양육자들은 아이가 울기를 기다리지 않고 울기 전에 시간에 맞춰 먹을 것을 주고, 기저귀를 갈아주고, 안아줘서 의사표현의 기회를 박탈해 버린다.
아이는 울기도 전에 알아서 다 해주는 양육자로 인해 표현의 기회를 빼앗기곤 한다. 이후에도 아이가 스스로 음식을 먹을 수 있지만 흘리는 게 싫어서 먹여주고, 스스로 옷을 입을 수 있지만 삐뚤어진 옷매무새가 보기 싫어 다 입혀준다.

아이는 자기도 모르게 기회를 박탈당하고 스스로 설 수 있는 힘을 잃어간다. 그리고 의존적이 되어버린 아이를 키우며 부모의 참을성은 더 줄어들게 된다. 아이는 부모 때문에 기회를 잃고, 부모는 아이 때문에 기다림을 잊게 되는 것이다.

사과에 빗대어 보면, 농약을 친 사과는 더 빨리 크고 먹음직스럽게 생길 수는 있지만 그 사과를 먹은 사람이나 동물들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친환경 사과는 비록 크기가 크진 않지만 속이 건강하다. 세찬 바람도, 병충해의 공격도 스스로 이겨내고 속이 단단하게 익어 먹는 이에게 건강을 선물한다.
아이들도 마찬가지다. 양육자가 뭐든 다 해결해 주는 아이는 안락하고 편안하지만 주변인들과의 어울림에서 소외되거나 자신만 생각하는 이기적인 모습으로 성장해 갈 수 있다. 하지만 자신의 의견을 존중받고 기다림을 통해 스스로 성장해 간 아이들은 자신도 강해지고 주변인들에게도 좋은 영향력을 끼치곤 한다.

부모가 사랑과 관심을 쏟는 것은 사과나무의 뿌리가 물을 길어 올리고 이파리가 햇빛을 모아 양분을 공급해 주는 것과 같다. 당연한 부모의 역할이며 아이를 키우는데 있어 꼭 필요한 자양분이다. 하지만 지켜봐 주고 응원해 주어야 할 것들을 기다려 주지 않고 대신 해 주는 것은 사과에 농약을 치는 것과 같다.

기다림은 아이의 내면을 단단하고 건강하게 만들어 주는 보약임을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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